창립 25주년을 맞는 북미주동창회는 연례모임을 우리의 조국, 우리의 모교를 찾는 한국으로 정하였다.
북미주 16주에서 참석한 동문과 가족 71명이 10월 15일부터 7박 8일 동안 이화여대, 이대 서울병원, 국립 중앙 박물관,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한 후에 영남지방의 산청, 진주, 한산섬, 통영, 거제, 진해, 부산, 울산, 경주, 안동을 들러 낙동강이 잔잔히 흐르는 하회 마을을 둘러보고, 10/22일 저녁에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첫날(10/15): 서울 마곡 머큐어 호텔에서 오후 4시에 등록이 시작되었고, 5시에 이사회가 있었으며, 첫 만남을 위한 즐거운 저녁 식사가 있었다. 이어 북미주 의대 연례 동창회의에서는 유경하 의무부총장님께서 직접 연구 조사 하신 의대병원의 자세한 역사와 현 이대 병원들의 진료 상황들을 말씀 해 주셨고, 강덕희 의과대학 학장님도 참석, 연구기관으로 발전할 계획을 나누어 주셨다.
둘째 날(10/16): 조식 후 버스를 타고 신촌 모교를 방문했다. 옛 모습 그대로 보관된 대강당 입구에 모여, 대회 협력처 박숙영 님의 지도하에 학생들의 인도로 몰라보도록 변한 교육관과 대강당, 거대하고 멋진 계단을 배경으로 BCC(Basic Campus Complex)의 웅장함에 감탄하며 사진도 찍고 기념품도 샀다. 학교에서 준비한 맛있는 도시락을 나누며 이향숙 총장님은 환영사와 함께 미래에 대한 비전도 말씀해 주셨다. 식사 후에 임원들은 이대 총동창회 이명경 회장님의 초대로 티를 마시며 동창회의 장래에 대한 진지한 의견을 나누었다.
오후에 국립 중앙박물관을 관람한 후, 10 코스 한정식으로 저녁을 들고, 세종문화회관에서 국악과 KBS 국악 관현악단의 협주로 새로운 양식의 아름다운 현대식 국악을 들으며 모두 감탄했다.
셋째 날(10/17): 오전 9시에 우리는 버스로 북미주동창회 진수인 세미나를 위해 이대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허선 교수님께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우리 생활에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유용한 강의를 해 주셨고, 이어 전혜진 교수님은 건강하고 젊은 피부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재미나게 들려 주셨다. 자연식 음식, 충분한 잠과 수분 공급, 그리고 인공적 방법까지 알려 주셔서 열심히 배웠다.
의료원에서 베풀어 주신 한정식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후 이대서울병원을 유경하 의료원장님과 김한수 목동병원장님, 주웅 서울병원장님, 여러 교수님들의 안내로 세세히 둘러보았다. 2019년에 완성된 1,000여 병동을 갖춘 최신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서울병원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하는 공간, 푸른 초목과 화초를 지닌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이조 고종 황제 시 첫 병원인 보구녀관 (1887년 설립)부터 동대문병원 역사를 사진으로 진열한 역사라운지는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병원 옆에 함께 지어진 의과대학도 방문해 강의실, 실험실, 연구실, 도서실 등을 둘러보며 내가 의대 본과 때 공부하던 동대문병원 앞 언덕에 있던 양철지붕 교실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 건물에는 각 학년 80명, 300여 명이 공부하며 기숙사도 한 빌딩에 있어 편리하게 되어 있다.
호텔로 돌아와 새 옷으로 단장한 후 연회장에서 6시부터 2025년 이대 북미주 동창회 총회가 시작되었다. 장명주 준비위원장의 사회로 회장 인사, 임원 소개, 새 회장단 소개, 내년 총회 장소가 발표되었다. 특히 25년 북미주 총회에 개근하신 권오화(가정, 61) 동문님께 축하와 기념품으로 앨범이 증정되었다. 귀빈들과 친지들이 함께한 연례 만찬은 화기해화한 분위기 속에서 국악 연주와 전혜진 교수가 재치 있게 진행한 게임이 있은 후,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댄스를 하며 밤 10시 반까지 계속되었다.
넷째 날(10/18): 서울에서의 바쁜 3일의 여정을 마치고, 영남 여행을 시작했다.
아침 8시에 출발해 산이 푸르다는 산청에 들러 약선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진주시로 떠났다.
진주시에서는 논개의 이야기와 쌍난지의 전설을 즐기고, 통영으로 가서 한려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한산섬을 방문했다. 멋진 연극으로 통영의 역사를 감상했고, 김성실 작사, 황선 작곡의 “돌아오는 부산항” 이 쓰인 역사를 눈물을 글썽이며 들었다.
박경리 작가의 슬픈 삶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보며, 그녀의 어려운 삶이 문학을 낳은 이야기와 우리 얼을 새 시대의 예술로 보여주는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웠다. 해산물 정식을 들며 각기 약주, 소주, 맥주를 마시며 싱싱한 회를 안주로 씹는 순간, 우리 모두가 인생을 즐기는 한순간이었다. 박 작가가 동양의 Napoli라고 한 화려한 남해 바다를 눈여겨보며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청했다.
다섯째 날(10/19): 오늘은 일요일. 하늘엔 구름이 끼었다. 장소 관계로 주일 예배가 저녁으로 미뤄졌다. 조식 후 거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 한산섬을 보며 신선한 바닷바람을 만끽했다. 버스를 타고 거제도로 옮겨 와 멍게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유람선을 타고 외도 보타니아/해금강으로 가서 Garden 정상까지 산책하며 각자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저녁에 삼성호텔에 도착해 안정옥 예배부장의 인도로 주일예배를 드렸다. 90년도 기독교학과를 즐업 한 장희영 목사님께서 우리들을 위해 3시간 운전해 오셔서, “우리의 삶에 어려움이 있어도 눈을 들어 하늘을 향해 나아갈 때, 늘 나를 돌보시는 하느님께서 지켜 주신다”는 귀한 말씀으로 은혜를 주셨다.
여섯째날(10/20): 거제도 삼성호텔에서 장희영 목사님과 대나무 숲 야외에서 새벽예배를 드리고, 남해의 섬들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조식을 한 후 한국전쟁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한국전쟁의 역사를 교육하는 곳으로, 1951년 전쟁 중에 지어졌고 포로 17만 명까지도 수용했다고 한다. 이곳 역사 중 “Christmas Miracle” 은 Meredith Victory Ship이 1만 4천 명의 피난민을 흥남에서 450마일을 항해해 12월 25일에 거제도에 안전히 도착했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이 포로수용소는 1983년 12월에 문을 닫았고, 현재는 관광지로 사용된다.
진해로 옮겨 가서 신사참배를 부인하여 일본 경찰에게 잡혀 5년 4개월을 갖은 고문을 당하며 항일 투쟁을 하신 주기철 목사님 기념관을 방문한 후에 부산으로 가서 오륙도 스카이 워크를 걸으며 해안의 절경을 즐겼다.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가량 이동해 유엔 기념공원(United Nations Memorial Cemetery)에 들러 한국전쟁 때 전사한 14개국 2,300여 명의 추모비에 엄숙히 묵념하고, 오후 4시에 거행하는 유엔군기 하강식을 보며,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한 젊은 영혼들의 명복을 빌며, 감사한 마음을 깊이 간직한 채 그곳을 떠났다.
일곱째 날(10/21): 해운대의 Westin 조선 호텔은 안팎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자연과 인공이 잘 어우러져 모두가 아침에 산책을 즐겼다. 부산의 스카이 캡슐, 다릿돌 전망대에서 짙푸른 태평양의 물 위를 걸으며 모처럼 조용한 아침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부산에서 울산으로 옮겨 주먹떡갈비로 중식을 하고, 울산을 떠나 경주로 갔다. 세계 문화유산인 불국사를 들러 옛 신라의 건축 기술, 아름다운 전경, 풍수지리, 유명한 부처님의 동상을 지닌 1000여 년의 역사를 보며 다보탑, 석가탑의 기묘한 솜씨를 감상했다.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해 계획한 신라시대 유물들을 다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한정식 저녁을 먹고 경주 현대 호텔에 도착했다.
팔일째(10/22): 조식 후 안동으로 출발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역사적인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풍산 유씨가 600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유씨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는 유명 인사, 정치가, 유학자들이 배출되었고, 풍수지리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참 인상 깊은 역사를 지닌 지상 천국의 마을!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안동에서 정식으로 중식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4박 5일의 영남 여행은 반세기 전에 한국을 떠난 우리에게, 지난 수십 년간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온 조국의 모습에 놀라움과 함께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게 해 주었다.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 아픈 전쟁의 역사, 수천 년 내려온 문화유산에 대한 감동을 다시 느껴 볼 수 있었고, 함께 여행을 하며 다진 선후배의 우정과 친밀감, 귀한 추억이 우리 기억에 오래 남아 있으리라 생각한다.
박정옥 (의대, 71)
2025년 이대 북미주동창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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