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강(기독교문학과 ’65 졸업)

배꽃이여 봄을 제일 먼저 안겨주는 꽃이여

넉넉한 햇살로 목욕하고 와서 조용히 웃고 서 있는 너는 꼭 우리네 어머니를 닮았구나

네가 찾이오는 아름다은 봄날엔 희얀하게 하늘따라 마음도 환해져서 너같이 눈빛 고은 꽃잎으로 피여난다.

이제는 바람부는 대로 세월따라 살면서 마음도 가볍게 풀어 놓을 시간

서로 사랑하며 살기에도 모자라는 시간들 미워했던 만큼 아껴줄 수도 있고 용서하라는 말도 쉽게 할 수 있는 나이

아름다운 배꽃이여 네 속에서 우리들은 오늘도 내일도 자꾸만 너를 닮은 꽃으로 피여난다.

눈송이 같은 꽃잎파리로 날마다 피여나서 구름따라 바람따라 편안한 물길을 만들고 있구나

너와내가 사랑핳 수 있는 물길을 눈이 부신 배꽃같이 만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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